나의 꿈 // 한용운
당신이 맑은 새벽에 나무 그늘 사이에서 산보할 때에 나의 꿈은 작은 별이 되 어서
당신의 머리 위를 지키고 있겠습니다.
당신이 여름날에 더위를 못이겨 낮잠을 자거든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당신의 주위에 떠돌겠습니다.
당신이 고요한 가을 밤에 그윽히 앉아서 글을 볼 때에 나의 꿈은 귀뚜라미가 되어서
책상 밑에서 ‘귀똘귀똘’ 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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