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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퍼온글]
글쓴이: 이씨  나이: 만57세  성별:  지역: 용인시 수지구
추천: 0  조회수: 1250  날짜: 2013.03.08 20:06

궁핍 앞에 맞선 스승과 제자, 공자 눈물을 흘리다

 

 [소설 논어 명장면] <5> 군자는 진실로 궁한 자이니-하

 

 

추위에 떠는 공자.jpg

유랑중 오갈데도 없이 추위에 떠는 공자.  사진 <공자, 춘추전국시대>에서

 

 

 

 

 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

 (군자고궁 소인궁사람의)

 -<논어> ‘위령공’편 1장

 

 군자는 진실로 궁한 자이다. 소인은 궁하면 넘친다.   

 

 

 

 “유(由·자로)야, 사(賜·자공)야, 회(回·안연)야, 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자로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 분한 나머지 불평을 쏟아내긴 했지만, 정작 스승의 얼굴 앞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잔뜩 굳은 얼굴로 퉁명스레 되물었다,

 

 “선생님, 군자가 이처럼 곤경에 빠져도 되는 겁니까?”(子路온(성낼 온)見曰 君子亦有窮乎)

 공자는 두 눈을 지그시 감고 거문고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군자는 원래 궁한 법이다.”(子曰 君子固窮)

 

 옆에서 듣던 자공의 얼굴에 일순 실망의 빛이 스쳐갔다. 사람이 굶어죽는 판에 방책은 강구하지 않고 군자연만 하실 건가?

 안연은 나뭇가지로 바닥에 뭔가를 끄적이며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자로는 공자의 말에 억지로 누르고 있던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듯했다. 

  

 선생님은 이 판국에 웬 궁짜 타령이란 말인가?

 발끈하려는데 공자가 자로를 똑바로 쳐다보며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소인은 궁하면 흐트러진다.”(小人窮斯濫矣·이상‘위령공’편 1장⑥)

 

 자로가 순간 얼굴을 숙여 어이없다는 표정을 감춘 채 자공과 안연를 돌아보았다

 “얘들아, 선생님이 지금 뭐라고 하신 거니? 그러니까 나더러 소인이란 말인가?”

 자로는 야속하고 원망스러운 마음에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공자와 눈이 딱 마주쳤다.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환난에 처해서도 덕을 잃지 않는다.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르름은 서리와 눈이 내린 뒤라야 비로소 드러나는 법이다.”(臨難而不失而德 大寒旣至 霜雪旣降 吾

 

是以知松柏之茂也·<여씨춘추> 제14권⑦)

  그러고는 비파를 끌어당겨 안더니 현을 뜯기 시작했다.

 

 5. 자로, 춤을 추다

 

 공자와 제자들 사이에 있던 이 아슬아슬한 ‘언쟁’에 대해 훗날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았다. 실제로 제자들의 항의 강도가 훨씬 셌는데, 후세의 유가들이 공자 위주로 사실을 축소 왜곡한 게 아니냐는 게 의혹의 요지였다. 자로가 공자의 따끔한 일갈에 승복하지 못한 채 “비파 소리에 맞서 방패를 잡고 춤을 추었다.”(子路抗然執干而舞·<여씨춘추> 제14권⑧)는 이야기도 후세에 전해졌는데, 이 역시 유가들이 공자를 높이기 위해 꾸며낸 소설적 장치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자로가 왜 방패를 잡고 춤을 췄는지 직접 보지 못해 말하기 뭣하지만, 자로가 춤을 춘 것만큼은 틀림 없는 사실이라고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그날 그 언덕에서 내가 본 바는 이러했다. 

 나와 짐꾼 몇 명은 천막 앞에서 숨막히는 일촉즉발의 사제 대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나 뭔가 한바탕 난리가 날 듯한 기세는 어디로 갔는지 쥐죽은 듯하던 천막 안에서 비파 소리가 나더니, 성난 얼굴로 천막 안에 들어갔던 자로가 잔뜩 풀이 죽은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

 

 “그럼 그렇지. 자로 같은 단순한 사람이 노련한 공구의 상대가 못되지. 원래 군자가 궁짜인 걸 여태 몰랐단 말인감? 안다고 하면 궁짜요, 모른다고 하면 소인이니, 그동안 따라다닌 세월이 아깝도다, 흐흐.”

 

 짐꾼들 사이에서 이런 실소가 흘러나오는데, 자로는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재여가 널브러져 있는 나무 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 털썩 주저앉았다.

 

 “선생님 말씀은 높아도 너~무 높아….”

 자로는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에이, 모르겠다. 나라도 가서 직접 식량을 구해봐야겠다.”

 그리고 벌떡 일어나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곧이어 자공이 뛰어와 자로의 행방을 묻고는 자기도 식량을 구해오겠다며 언덕을 내려갔다. 나는 안연과 함께 막 나물을 뜯으러 나서던 참이라 고갯길을 향해 가는 자로를 멀리서 볼 수 있었다. 몇십 보쯤 뒤에서 비탈에 미끌어지며 쫓아가는 자공의 모습도 보였다. 

 

 얼마쯤 지났을까? 고개 중턱을 넘어가던 자로가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서서 우리 쪽 언덕을 잠시 바라보다 다시 돌아서서 가기를 두어 번 하더니 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멀리 떨어져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히 자기 무릎을 치고, 또 자기 머리를 몇 번 치는 듯하더니 이윽고 오른팔, 왼발, 왼팔, 오른발 짓을 번갈아 하며 덩실덩실 춤을 추며 가는 것이다.

 

 “안연님! 저기 보세요. 자로님이 춤을 춥니다!”

 천막에서 나온 뒤 내내 말이 없던 안연이 내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디? 중유형(자로)이 춤을 춘다고?”

 춤추는 자로를 발견한 안연의 얼굴에 금세 기쁨의 꽃이 피어났다.

 

 “그럼, 그렇지!”

 안연은 나물이 담긴 바구니를 내던지고 공자가 계신 천막 쪽으로 달려갔다.

 그 모습은 마치 오래전 집을 떠난 형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전하러 아버지에게 달려가는 막내아들과 같았다.

 

 “선생님! 중유가 춤을 춥니다!”

 “…”

 

 천막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선생님, 자로형이 춤을 춘다니까요!”

 “…”

 

 안연이 기다리다 못해 발을 걷었다.

 잠시 후 조용하던 천막 안에서 거문고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천천히 리듬을 타던 금 소리는 어느덧 가슴을 풀어헤친 듯 격정적인 선율을 내뿜고 있었다.

  

 6. 이심전심

 

 공자 일행이 굶주림에서 벗어나 다시 초나라로 향해 갈 때 자로가 선발대가 되어 일행과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때 내가 자로를 수행하면서 그날 일에 대해 물어보게 되었다. 

 

 “왜 춤을 추셨습니까?”

 자로는 내 어깨를 감싸안고 걸으면서 몰래 비밀을 털어놓는 소년처럼 속삭였다.

 

 “이건 너한테만 하는 말인데, 그게 말이야, 이상했어. 나는 분명 잔뜩 화가 나 있었는데, 머릿속에선 자꾸 한 줄기 번개가 번쩍거리는 거야. 선생님의 그 눈빛! 목소리는 엄중하게 꾸짖고 있지만, 눈빛은 그게 아니었어! 그건 오직 나만이 볼 수 있는 우리 둘만의 눈빛이었어.”

  

  유야, 너까지 왜 이러니? 너마저 이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니? 저 어린 제자와 수행자들은 또 어디에 손발을 두어야 하겠니? 

  자로야, 우리는 군자이다. 너와 나는 젊어서 만나 오랜 세월을 함께 하며 어려운 때일수록 더욱 서로를 격려하며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군자가 어려움을 과장하면 소인이 된다는 걸 우린 잘 알고 있잖니? 

  선비가 현실과 타협하고 어려움 앞에 무릎 꿇을 때는 핑곗거리를 찾게 마련이다. 그리하여 덕을 잃고 절개마저 꺾여 역사의 오명을 뒤집어쓴 이가 또한 얼마이더냐? 

 

 “언젠가 선생님이 내게 말씀하셨지.‘이 세상에 도가 행해지지 않아 내가 뗏목을 띄워 바다 저편으로 가려 할 때, 나를 따라나설 자 자로뿐이로다’(道不行 乘부(木+孚)浮于海 從我者 其由與·‘공야장’편 6장)라고. 그 말씀을 듣고 내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자네는 모를 걸세.⑨ 나는 선생님의 그 눈빛에서 선생님도 나와같은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사실을, 그 선생님이 오랜 세월 가장 믿고 의지해온 사람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확신했다네. 그 생각을 하니 어찌나 마음이 울컥하던지 그만 저절로 팔다리가 움직이질 않겠나?”

 

 7. 공자의 눈물

 

 자로가 춤을 춘다는 안연의 외침 소리에 나머지 일행도 모두 언덕 위로 뛰어 올라갔다. 공자의 거문고 소리가 들판 가득 퍼져가는 가운데 자로가 춤을 추며 고갯마루를 막 넘어가고 있었다. 자공이 그 뒤를 손을 흔들며 따르고 있었다. 거문고 소리가 거기까지 들렸는지 모르겠으나, 그때 내 눈에는 마치 자로가 거문고 선율에 맞춰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다. 안연과 나는 나물 바구니를 옆구리에 낀 채 두 사람의 모습이 고개 너머로 완전히 사라진 뒤에도 한참을 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훗날 안연이 사형 자로에게 귀띔하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그때 거문고를 켜던 공자의 눈가에도 촉촉히 물기가 어렸다고 한다.

 붉은 노을이 대륙의 지평선을 찬란하게 물들이던 어느 저녁의 일이었다.

 

  子曰 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자왈 군자고궁 소인궁사람의)

  孔子彈琴 子路舞 顔淵頌 子貢覺(공자탄금 자로무 안연송 자공각)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군자는 어려움 속에서도 의연하다. 소인은 어려움에 빠지면 과장한다.

 공자가 말씀을 마치고 금을 연주하다. 

 자로는 춤을 추고 안연은 노래하며 자공은 깨달았다.

 

 원문 보기

 

  * <논어명장면>은 소설 형식을 취하다 보니 글쓴 이의 상상력이 불가피하게 개입되었다.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논어를 새롭게 해석해보자는 글쓴 이의 취지를 살리면서 동시에 독자들의 주체적이고 다양한 해석을 돕기 위해 원문을 글 말미에 소개한다. 소설 이상의 깊이 있는 논어읽기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논어> 원문의 한글 번역은 <논어집주>(성백효 역주, 전통문화연구회 편)와 <안티쿠스 클래식6-논어>(한필훈 옮김)를 나란히 싣는다. 각각 신구 번역문의 좋은 사례로 생각되어서이다. 표기는 집(논어집주)과 한(한필훈 논어)으로 한다. 이와 다른 해석을 실을 때는 별도로 출처를 밝힐 것이다.

 

 ***<논어>는 편명만 표시하고, 그 외의 문헌은 책명을 밝혔다.

   

 ⑥위령공 편 1장

 子路온(성낼 온)見曰 君子亦有窮乎 子曰 君子固窮 小人窮斯濫矣

 집-자로가 성난 얼굴로 (공자를) 뵙고, “군자도 궁할 때가 있습니까?”하고 묻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진실로 궁한 것이니, 소인은 궁하면 넘친다.”

 

 한-자로가 화난 얼굴로 공자에게 따졌다. “군자도 이렇게 곤궁한 지경에 빠집니까?”“군자라야 이런 어려움을 굳게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소인은 곤궁해지면 탈선하고 만다.”

 

 ⑦ ⑧<여씨춘추>(정영호 해역) 제14권

 故內省而不구(고질병 구)於道 臨難而不失而德 大寒旣至 霜雪旣降 吾是以知松柏之茂也⑦

 그러므로 안으로 살펴 도를 닦음에 부끄러움이 없고, 환난을 당하여도 그 덕을 잃지 않는다. 큰 추위가 이미 이르렀고 서리와 눈이 이미 내린 뒤에 나는 송백의 무성한 것을 안다.

 

 孔子烈然返琴而弦 子路抗然執干而舞⑧

 공자는 말을 마치고 위엄있게 다시 비파를 당겨 타고 자로는 맞서 방패를 잡고 춤을 추었다.

 

 ⑨공야장 편 6장

 子曰 道不行 乘부(마룻대 부)浮于海 從我者 其由與. 子路聞之喜. 子曰 由也 好勇 過我 無所取材

 집-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도가 행해지지 않으니, 내 뗏목을 타고 바다를 항해하려 한다. 이때 나를 따라올 사람은 아마 유일 것이다.”하셨다. 자로가 이 말씀을 듣고 기뻐하자, 공자께서는 “유는 용맹을 좋아함은 나보다 나으나, 사리를 헤아려 맞게 하는 것이 없다”하셨다.

 

 한-공자가 말하였다. “이 세상에서 도가 행해지지 않으니 차라리 뗏목을 타고 저 바다로 나가고 싶구나. 아마 그때 나를 따라나설 사람은 중유뿐일 것이다.” 자로가 이 말을 듣고 지나치게 기뻐하자 공자가 말하였다. “중유는 나보다 용기있는 사람이지만, 사리를 잘 판단하지는 못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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